여든 살의 구도자 백건우 "음악을 사랑하면 은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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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음반 발매… 전국 14개 도시 리사이틀 투어
올 하반기에는 70년 음악 인생 담은 자서전 출간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데뷔 7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랜 세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죠. 이제 80세가 되니 남은 것은 음악을 즐기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정말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요즘 마음의 상태라고 볼 수 있죠."
1956년 열 살 나이로 부산에서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며 데뷔한 이래 평생 음악에 헌신해 온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해 80세, 데뷔 70주년을 맞아 밝힌 소감이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장은 '자유'와 '즐거움'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연주 생활 70년을 맞아 그가 이달 26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발매한 새 앨범은 '슈베르트'다. 2013년 '슈베르트: 즉흥곡, 클라비어 소품집, 악흥의 순간'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슈베르트 단독 음반으로, 피아노 소나타 13번, 14번, 18번, 20번이 수록됐다.
슈베르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내가 특별히 떠났다가 다시 온 게 아니라 곡이 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때는 한 곡을 공부하고 다시 새 곡으로 새로운 세계를 펼치는 느낌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내 안에 잠재된 음악이 필연적으로 그 시기에 맞춰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슈베르트 음악을 "천국에서 온 착각이 들 때가 있다"는 말로 묘사했다. "어떤 작품은 작곡가가 구상하고 노력한 게 보이는데 슈베르트는 그냥 흘러나오는, 그러면서도 인간이 구사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고도 했다.
195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데뷔 음악회 포스터. 판테온 제공
앨범 발매에 이어 다음 달 3일 부산을 시작으로 9월까지 전국 14개 도시를 순회하는 리사이틀 투어에 나선다. 투어 프로그램은 신보 수록곡인 슈베르트 소나타 13번과 20번, 그리고 그가 생애 처음으로 무대에서 연주하는 브람스의 '4개의 발라드'로 구성됐다. 특히 80세 생일 당일인 5월 10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 공연을 개최한다.
백건우는 "나이가 들어 오랫동안 연주한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음악을 사랑하고 표현하고 싶은 게 있으면 계속되는 것"이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살아 있다면 은퇴라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데뷔 7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판테온 제공
올 하반기에는 70년 음악 인생을 집대성한 자서전을 출간할 예정이다. 1961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레너드 번스타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와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등 동시대 거장들과 함께 호흡했던 생생한 기억, 음악을 대하는 본질적 태도에 대한 화두가 책에 담긴다.
백건우는 최근 콩쿠르와 성공에 매몰된 젊은 연주자에게 "음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냉정하게 충고한 일화를 소개했다. "콩쿠르에서 이기고 이름이 나는 것보다 음악을 이해하고 진정한 음악인이 되려는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팔순 거장의 지론이다. 그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자기 안에서 음악을 키워야 한다"며 "젊은 연주자들이 내 손으로 세상에 처음 울리는 그 소리를 책임지고 좋은 연주로 들려준다는 마음으로 현대 작품도 많이 연주해 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백건우에게는 평생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는 "누구나 자기 하는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면 다 구도자"라며 "남들도 다 하는 것이기에 내게는 (그 수식어가) 무겁다"고 말했다.
26일 발매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새 앨범 '슈베르트'. 유니버설뮤직 제공
올 하반기에는 70년 음악 인생 담은 자서전 출간
"오랜 세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죠. 이제 80세가 되니 남은 것은 음악을 즐기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정말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요즘 마음의 상태라고 볼 수 있죠."
1956년 열 살 나이로 부산에서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며 데뷔한 이래 평생 음악에 헌신해 온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해 80세, 데뷔 70주년을 맞아 밝힌 소감이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장은 '자유'와 '즐거움'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연주 생활 70년을 맞아 그가 이달 26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발매한 새 앨범은 '슈베르트'다. 2013년 '슈베르트: 즉흥곡, 클라비어 소품집, 악흥의 순간'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슈베르트 단독 음반으로, 피아노 소나타 13번, 14번, 18번, 20번이 수록됐다.
슈베르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내가 특별히 떠났다가 다시 온 게 아니라 곡이 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때는 한 곡을 공부하고 다시 새 곡으로 새로운 세계를 펼치는 느낌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내 안에 잠재된 음악이 필연적으로 그 시기에 맞춰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슈베르트 음악을 "천국에서 온 착각이 들 때가 있다"는 말로 묘사했다. "어떤 작품은 작곡가가 구상하고 노력한 게 보이는데 슈베르트는 그냥 흘러나오는, 그러면서도 인간이 구사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고도 했다.
앨범 발매에 이어 다음 달 3일 부산을 시작으로 9월까지 전국 14개 도시를 순회하는 리사이틀 투어에 나선다. 투어 프로그램은 신보 수록곡인 슈베르트 소나타 13번과 20번, 그리고 그가 생애 처음으로 무대에서 연주하는 브람스의 '4개의 발라드'로 구성됐다. 특히 80세 생일 당일인 5월 10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 공연을 개최한다.
백건우는 "나이가 들어 오랫동안 연주한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음악을 사랑하고 표현하고 싶은 게 있으면 계속되는 것"이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살아 있다면 은퇴라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건반 위의 구도자' 수식어는 무겁다"
올 하반기에는 70년 음악 인생을 집대성한 자서전을 출간할 예정이다. 1961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레너드 번스타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와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등 동시대 거장들과 함께 호흡했던 생생한 기억, 음악을 대하는 본질적 태도에 대한 화두가 책에 담긴다.
백건우는 최근 콩쿠르와 성공에 매몰된 젊은 연주자에게 "음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냉정하게 충고한 일화를 소개했다. "콩쿠르에서 이기고 이름이 나는 것보다 음악을 이해하고 진정한 음악인이 되려는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팔순 거장의 지론이다. 그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자기 안에서 음악을 키워야 한다"며 "젊은 연주자들이 내 손으로 세상에 처음 울리는 그 소리를 책임지고 좋은 연주로 들려준다는 마음으로 현대 작품도 많이 연주해 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백건우에게는 평생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는 "누구나 자기 하는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면 다 구도자"라며 "남들도 다 하는 것이기에 내게는 (그 수식어가) 무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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