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에 일일 클래스까지… 통영서 새롭게 만난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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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서 1인 3역 맹활약
피아니스트 조성진(왼쪽)이 지난 29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에서 피아니스트 이주언군과 라벨의 피아노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재단·ⓒSungchan Kim
피아니스트 조성진(32)이 ‘일일 교사’로 변신했다. 29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복도에는 아침 10시부터 관객 80여 명이 줄지어 있었다. 조성진이 후배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듣고서 조언하는 마스터클래스(공개 강좌)에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지난 2005년부터 열고 있는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이날 강좌는 별도의 출연료 없이 ‘재능 기부’로 진행됐다. 김소현 통영국제음악재단 본부장은 “광클(광속 클릭)을 뚫고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신청 기회를 놓친 일부 관객들은 복도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이날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10~20대 피아니스트들은 모두 세 명. 2006년생 박해림(주하이 모차르트 청소년 콩쿠르 1위), 2007년생 홍석영(반 클라이번 주니어 콩쿠르 1위), 2011년생 이주언(힐튼 헤드 콩쿠르 주니어 부문 1위) 등 모두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받는 연주자들이다.
이들은 조성진을 보면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조성진 키즈’이기도 하다. 박해림씨는 “어렸을 적부터 조성진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영상을 보면서 선망하는 롤 모델로 삼았는데, 그 앞에서 연주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막내인 이주언군은 피아노 독주곡 중에서도 기교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난곡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가운데 ‘스카르보’를 골랐다. 그러자 조성진은 “나는 중3 때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에도 쩔쩔맸는데”라고 푸념했다. 홍석영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듣고서는 “한국 클래식의 미래가 밝네요”라고 격찬했다.
무엇보다 ‘스승 조성진’에게는 유머가 있었다. 피아노 앞에서 시연(試演)을 보이기 전에는 “아침에 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손이 덜 풀려서”라고 했고, 조언을 건네기 전에는 “꼰대 같이 들릴 수 있겠지만”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가끔 후배들이 실수하더라도 “틀리는 게 차라리 자신감 없게 보이는 것보다는 낫다”고 다독였다. 후배들의 연주를 도중에 끊지 않고 들으면서 간간이 곁에서 악보를 넘겨주기도 했다. “레슨을 많이 해본 것도 아니고 주입식 교육처럼 들릴까 걱정”이라며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조언은 하되 각자의 선택에 맡겼다.
지난 27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연주회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Sungchan Kim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이 전해주는 ‘쇼팽 꿀팁’도 흥미로웠다. 피아노로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대목에서도 “같은 소리(톤)가 아니라 때로는 말하는 것처럼 다양하게 노래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2시간 40분에 훌쩍 이르렀던 마스터클래스에서 조성진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모든 음을 소중하게” “소중하게 노래하라” 같은 ‘소중하게’였다. 이날 소문난 클래식 애호가인 박찬욱 감독도 관객으로 자리를 지켰다. 박 감독은 “감독을 ‘필름 메이커(filmmaker)’라고 부르는 것처럼 모든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거대한 작품을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연주자는 ‘뮤직 메이커(music maker)’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조성진은 오케스트라 협연과 피아노 독주회, 마스터클래스까지 ‘1인 3색’으로 문을 연다. 지난 27일 개막 연주회에서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휘 데이비드 로버트슨)와 협연했다. 지나친 감상에 빠지는 법 없이 깊이와 입체감을 불어넣는 모습이 서른두 살 연주자의 쇼팽다웠다. “스무 살 청년 시절의 협주곡이지만 쇼팽이 39세에 세상을 떠났다는 걸 감안하면 요즘 수명으로는 마흔의 감성이 담긴 곡”이라는 조성진의 말이 떠올랐다. 이날 마스터클래스를 마친 뒤 그는 ‘연주보다 힘들다’면서도 다음 날 독주회를 위해 총총 자리를 떠났다. 30일 독주회에서는 바흐·쇤베르크·슈만의 작품과 함께 쇼팽의 왈츠 14곡도 들려준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4월 5일까지 계속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32)이 ‘일일 교사’로 변신했다. 29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복도에는 아침 10시부터 관객 80여 명이 줄지어 있었다. 조성진이 후배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듣고서 조언하는 마스터클래스(공개 강좌)에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지난 2005년부터 열고 있는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이날 강좌는 별도의 출연료 없이 ‘재능 기부’로 진행됐다. 김소현 통영국제음악재단 본부장은 “광클(광속 클릭)을 뚫고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신청 기회를 놓친 일부 관객들은 복도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이날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10~20대 피아니스트들은 모두 세 명. 2006년생 박해림(주하이 모차르트 청소년 콩쿠르 1위), 2007년생 홍석영(반 클라이번 주니어 콩쿠르 1위), 2011년생 이주언(힐튼 헤드 콩쿠르 주니어 부문 1위) 등 모두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받는 연주자들이다.
이들은 조성진을 보면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조성진 키즈’이기도 하다. 박해림씨는 “어렸을 적부터 조성진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영상을 보면서 선망하는 롤 모델로 삼았는데, 그 앞에서 연주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막내인 이주언군은 피아노 독주곡 중에서도 기교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난곡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가운데 ‘스카르보’를 골랐다. 그러자 조성진은 “나는 중3 때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에도 쩔쩔맸는데”라고 푸념했다. 홍석영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듣고서는 “한국 클래식의 미래가 밝네요”라고 격찬했다.
무엇보다 ‘스승 조성진’에게는 유머가 있었다. 피아노 앞에서 시연(試演)을 보이기 전에는 “아침에 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손이 덜 풀려서”라고 했고, 조언을 건네기 전에는 “꼰대 같이 들릴 수 있겠지만”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가끔 후배들이 실수하더라도 “틀리는 게 차라리 자신감 없게 보이는 것보다는 낫다”고 다독였다. 후배들의 연주를 도중에 끊지 않고 들으면서 간간이 곁에서 악보를 넘겨주기도 했다. “레슨을 많이 해본 것도 아니고 주입식 교육처럼 들릴까 걱정”이라며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조언은 하되 각자의 선택에 맡겼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이 전해주는 ‘쇼팽 꿀팁’도 흥미로웠다. 피아노로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대목에서도 “같은 소리(톤)가 아니라 때로는 말하는 것처럼 다양하게 노래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2시간 40분에 훌쩍 이르렀던 마스터클래스에서 조성진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모든 음을 소중하게” “소중하게 노래하라” 같은 ‘소중하게’였다. 이날 소문난 클래식 애호가인 박찬욱 감독도 관객으로 자리를 지켰다. 박 감독은 “감독을 ‘필름 메이커(filmmaker)’라고 부르는 것처럼 모든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거대한 작품을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연주자는 ‘뮤직 메이커(music maker)’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조성진은 오케스트라 협연과 피아노 독주회, 마스터클래스까지 ‘1인 3색’으로 문을 연다. 지난 27일 개막 연주회에서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휘 데이비드 로버트슨)와 협연했다. 지나친 감상에 빠지는 법 없이 깊이와 입체감을 불어넣는 모습이 서른두 살 연주자의 쇼팽다웠다. “스무 살 청년 시절의 협주곡이지만 쇼팽이 39세에 세상을 떠났다는 걸 감안하면 요즘 수명으로는 마흔의 감성이 담긴 곡”이라는 조성진의 말이 떠올랐다. 이날 마스터클래스를 마친 뒤 그는 ‘연주보다 힘들다’면서도 다음 날 독주회를 위해 총총 자리를 떠났다. 30일 독주회에서는 바흐·쇤베르크·슈만의 작품과 함께 쇼팽의 왈츠 14곡도 들려준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4월 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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